내용 문화센터의 로비나 카페를 연상케 하는 편안하고 소박한 홀과 교육장을 갖춘 ‘바늘 이야기’
명동 본점에서 만난 송영예 대표(37세)는 자그만 체구에 차분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아무
도 생각지 못한 ‘손뜨개’라는 아이템으로 IP사업을 시작하여 전자상거래를 통해 전국 100
여 개의 체인을 내고 이제 중국을 시작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낸 야심 찬 사람의 모습
은 평범한 엄마이자 아내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일상에서 시작된 작은 출발
수예나 바느질은 수대에 거쳐 인류가 해온 작업 중 하나지만 이는 분명 ‘가정’이라는 한정
된 틀 속에서나 하는 일이었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했고 송 대표 역시 처음 시작은 그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1997년, PC통신에 정보를 올릴 때만 해도 두 아이의 엄마로 남는 시간을 이용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통신비 정도만 벌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러나 전화기, 스캐너 각각 한 대씩을 놓고 시작한 작은 출발의 결과는 그 자신의 예측을
훨씬 뛰어넘었다.
“제 전자상거래 고객의 80%가 전문직 직장 여성들이었어요. 그분들의 마음속엔 밖에 나와
있음으로 해서 엄마 역할, 아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미안함, 지금의 제
마음과 같죠, 그것을 정성으로 담아내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어요.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
한 부분이었어요. 전문직 직장 여성들이 짬짬이 나는 시간을 이용해서 가족들을 위해 만들
거라는 그림은 그리지 못하고 그냥 내 고객은 집에 있는 주부들이라고만 생각했죠.”
너무나 흔해 정보가 될 수 없고, 더구나 사업이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손뜨개’가 당당
히 하나의 정보로 인정받고 사업적인 가능성이 점쳐지는 순간 그는 머뭇거리지 않았다.
‘정보’를 ‘사업’으로 만들기까지
전국 각 가정의 식탁에 올려지는 아침식사처럼 ‘일상적인 것’이 하나의 정보로 인정받는다
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백이면 백이 다 다를 수 있는 ‘취향’을 하나의 문화로 엮어내는 일,
곧바로 제품의 일정한 패턴을 예측하고 유도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가능했죠. ‘패턴 북’이라는 걸 1년에 한 번씩 꼭 내줌으로써 독자층
이 형성되었고요. 독자는 책과 인터넷을 통해 많은 것을 답습하다가 창업을 꿈꾸게 되죠.
그때 오프라인에서 노크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저희죠.”
‘바늘 이야기’의 독자들이 1~2년이 지나면 바로 그의 거래처가 되는 구조다. 그는 손뜨개
책을 보다 보면 최면처럼 똑같은 것을 원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정확하게 읽어냈고 그 욕구
에 부응하듯 교육장을 열었고, 여기서 교육받은 사람들이 전국 각 지역에 점포를 낸것이다.
“중국 진출 역시 마찬가지예요. 처음엔 무형의 것, 책과 교육 관련 서비스가 나가는 거죠.
그것을 통해 디자인이 나가죠. 그럼 그 디자인을 배우려는 고객이 생겨요. 중국이 고도성장
을 하면서 젊은 사람들이 손뜨개를 안 하지만 아직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아주 많아
요. 근데 중국인들 특성상 자기 거 남한테 안 줘요. 그래서 정보가 철저하게 갇혀 있죠. 그
러니까 저희가 교육장을 세워, 교육하고 창업을 원하면 프랜차이즈를 내주고, 거기에 들어
가는 소재들은 바로 책자에 들어가는 소재가 되고, 바로 수입·수출을 하게 되죠.”
지금까지는 유럽 손뜨개를 모방한 일본 손뜨개의 답습이었다면 ‘바늘 이야기’는 직접 유럽
손뜨개에서 배워 우리 정서에 맞추고자 한다. 이는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나가는 리더로서
가져야 할 책임감의 결과다.

세계적인 핸드메이드 업체로
1년 365일 돌아가는 온라인처럼 주말도 없이 하루 24시간을 칸칸이 나누어 시간대별로 사
용하는 송 대표의 머릿속에 그려지는 또 하나의 그림이 있다.
“저희가 교육하는 분들 중에는 취미로 하는 분도 있지만 경제활동을 원하는 분들도 많아
요. 그분들이 문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일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선 빨리 완제품 시
장으로 나가야 해요. 지난 번 패션쇼에 나온 제품들이 획일화되서 핸드메이드 주문 생산 체
제로 가야 해요. 그걸 지금 추진하고 있어요.”
이는 보증할 수 있는 품질의 수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일이다. 대량생산 체제에서 경쟁
력을 상실한 수제품을 대량생산하겠다는 야무진 포부다.
“시장이 있는데 누구도 손을 못 대요. 왜냐면 조직이 없어서죠. 누군가는 그걸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겼어요. 국내시장은 이미 시작됐어요. ‘테디 클럽’은 이미 하고 있고, 올 중반이
. 작지만 그렇게 시작해서 최종적으로 자체 브랜드를 달고 나가야겠죠.”
송대표는 한국산 명품 핸드메이드를 세계 시장에 내놓기 위해 지금 이 순간도 쉬지 않고 달
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