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할 수 있는 일을 갖고 있다는 게 얼마나 뿌듯한지 모르겠습니다.”

금융계통에 근무했던 박형아(33)씨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직장 때문에 늘 불안했다고 한다.

1999년 우연히 ‘바늘이야기’의 대표 송영예씨를 만나게 된 박씨는 취미삼아 손뜨개를 배우기 시작했다. 한줄 한줄 쌓여가면서 예쁜 손가방도 되고 멋진 스웨터도 되는 손뜨개에 푹 빠진 박씨는 회사도 그만두고 송씨 밑에서 뜨개질을 배웠다.

뜨개질 실력도 크게 늘었고,경영수업도 어느 정도 쌓았다 싶었던 박씨는 2001년 봄 독립하기로 결심했다. 박씨는 서울 시내 곳곳을 돌며 가게터를 찾다 유동인구가 많은 데다 수공예숍들이 모여 있는 홍익대 입구 빌딩 지하상가를 소개받았다.

“지하이긴 하지만 구슬공예,퀼트,테디베어숍들이 모여 있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바로 계약해 바늘이야기 홍대 입구점을 열었습니다.”

박씨는 손뜨개를 배우겠다는 이들이 의외로 많아 놀랐다고 한다. 주부는 물론 학생 직장인들도 있고,가끔 남성손님들도 온단다. 취미생활을 위해 익히는 이들도 있지만 박씨처럼 가게를 오픈하기 위해 배우는 예비 창업자도 많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6개월∼1년 정도 배우면 가게를 열만한 실력을 갖출 수 있다.

“한번 익히면 여러 가지로 쓸모가 많아 평생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가르치는 일들이 적성에도 잘 맞아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고객의 눈길을 끌기 위해 새로운 작품을 진열하고,작은 물품 하나를 구입하기 위해 들르는 손님들에게도 최대한 친절히 대해줘 한번 온 손님들은 꼭 단골로 만든다는 박씨는 찬바람이 부는 지금부터 초여름까지가 성수기라고 소개한다.

박씨는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한 곳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차분한 성격의 사람에게 잘 어울리지만,의외로 뜨개질을 하다보면 덜렁거리는 성격을 교정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계절별로 차이는 있지만 10여평의 가게에서 월 평균 200만원 정도의 순수입을 올리고 있다. 수입원은 수강료,재료판매비,완성 제품 판매비 등이다. 창업비용은 10평 기준 초도물대 1000만원,기계장비 100만원,가맹비 100만원,인테리어 300만원 등 1500만원(점포 임차비 별도)이다(도움말:창업연구소 스타게이트·02-717-2885)).

김혜림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