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뜨개 사업, 남자는 절대 못하지요”
여성 취향 읽는 데는 여성 CEO가 적합… 가맹점·고객 모두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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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남성보다 더 나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는 얼마든지 있지요.” 송영예(40) 바늘이야기 사장은 여성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골라 사업에 나섰다. 바늘이야기의 아이템은 바로 머플러·모자·숄 등 손뜨개 제품이다. 지난 1999년 손뜨개 재료를 파는 인터넷 쇼핑몰을 만든 것이 사업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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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당시 바늘이야기는 송사장이 남대문시장에서 재료를 구입해 고객이 인터넷으로 주문한 제품을 포장해서 발송하는 1인 기업이었다. 주부들에게 손뜨개를 가르치고 손뜨개 재료를 공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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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이듬해였던 2000년, 송사장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손뜨개 재료의 공급처인 남대문 상인들이 재료 공급을 거부하는 바람에 고민이 컸다. 남대문 고객을 송사장의 쇼핑몰이 빼앗아 갔다는 것이 갈등의 이유였다. 그때 송사장은 여성 특유의 감수성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했고, 사업은 그때부터 날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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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남대문의 손뜨개 재료상들은 전부 남자들이었어요. 일본에서 유행하는 손뜨개 실을 그냥 들여와 팔았지요. 그러나 저는 남대문에 나갈 때마다 ‘우리나라 여성들 정서에는 화려한 원색 계열의 일본 실보다는 자연스러운 색상의 유럽 실이 더 맞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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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사장은 여기에 생각이 미치자 당장 유럽행 비행기에 올랐다. 송사장이 독점 계약을 맺고 수입한 유럽산 손뜨개실은 손뜨개 매니어층으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용기를 얻은 송사장은 유럽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직접 손뜨개용 고급 실을 수입하고, 국내에서 OEM으로 차제 브렌드 실을 생산하기도 앴다. 덕분에 남대문 상인들에 대한 의존도를 차츰 낮출 수 있었다. 그 뒤 바늘이야기는 전국에 프랜차이즈 매장을 100여개가량이나 둘 만큼 큰 회사로 쑥쑥자랐다.
여성들을 상대하는 분야인 손뜨개 사업이 여성 CEO에게 유리한 점은 또 있었다. 바로 학연, 지연 같은 인맥이나, 술 접대 같은 것이 전혀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바늘이야기 매장은 손뜨개를 할줄 아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맹점주는 모두 주부였다. 나자들을 상대로 영업을 할일이 없으니 여성 CEO라는 점이 핸디캡이 될 일은 전혀 없었다.
송사장은 지난해부터 백화점에 입점해 '제나이때'라는 브랜드로 고급 수제 니트를 판매하면서 백화점의 남성 바이어를 상대 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송사장은 "우리가 들어가고 싶다고 요청한게 아니라, 우리 제품을 보고 백화점에서 먼저 손을 내밀어씨 때문"이라고 당당히 말한다.
"가끔 바이어를 만나긴 하지만, 오히려 그쪽에서 밥을 사주던 걸요?

이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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