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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조선일보 - 바느질, 주부를 세상에 잇다
작성일 : 2007-11-12
작성자 : 조선일보
조회수 : 2371
  • 바느질, 주부를 세상에 잇다
  • 달리는 여성 CEO <37> 손뜨개질 프랜차이즈 ‘바늘 이야기’ 송영예 사장

    하루 10시간씩 뜨개질해도 힘든줄 몰랐던 그녀
    PC통신 동호회에서 자신감 얻고 인터넷 사이트 열어 대박 나고
    전국 80개 가맹점 거느린 사장님으로
  • 글=신동흔 기자 dhshin@chosun.com
    사진=오종찬 객원기자 ojc1979@chosun.com
    입력 : 2007.11.11 23:11 / 수정 : 2007.11.12 02:24
    • 전국에 손뜨개질 프랜차이즈 80여개를 운영하는 ‘바늘 이야기’의 송영예(40·사진) 사장은 지난 97년까지만 해도 다섯 살·세 살 난 아이 둘을 키우며 뜨개질을 좋아하는 젊은 주부였을 뿐이다. 10년 동안 그녀에겐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하루 10시간 뜨개질을 해도 힘든 줄 몰랐어요. 어른 옷은 닷새(5일), 아이들 옷은 이틀이면 뚝딱 만들어냈죠.”

      결혼 전 고려대 교직원으로 근무했던 송씨는 시집을 오면서도 처녀 시절에 뜨다 만 뜨개질감을 잔뜩 싸서 올 정도로 뜨개질에 미쳐 있었다. 겨울이면 매년 남편과 아이들의 옷을 손수 떠서 입혔다.

      그녀를 사업으로 이끈 것은 컴퓨터 통신에서 가입한 뜨개질 동호회. 조경사업을 하는 남편이 지방에 머무는 날이 많아 어린 아이들과 주로 집에 머물 수밖에 없던 그녀에게 동호회는 세상과 이어진 유일한 끈이었다. 가장 경험이 많은 송 사장이 다른 회원들에게 어떤 실이 좋고, 새로운 무늬를 뜨는 방법을 가르치는 ‘정보 제공’ 역할을 맡았다.
    • 그녀에게 남다른 것이 있었다면 호기심이었다. 동호회 경험을 바탕으로 컴퓨터 통신에서 뜨개질 노하우를 제공하면 돈이 될 것 같아 ‘정보제공사업’을 시작한 것. 당시 사주나 운세 정보를 제공하며 업체들이 성업하는 것을 보고 ‘어디 나도 한번’ 하며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첫 달 손에 쥔 돈은 단돈 10만원. 그나마 통신업체와 나눠야 해, 그 돈엔 손도 대지 않았다.

      두 번째 기회는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찾아왔다. 인터넷은 통신과 달리 뜨개질 ‘사진’을 올릴 수 있다는 강점이 있었다. 99년 그녀는 겨우 2주 과정의 홈페이지 개설 강좌만 듣고 사이트를 열었다. 결과는 ‘대박’. “인터넷 초창기였지만 그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질 줄 몰랐어요. ‘재료를 사달라’, ‘실은 어디서 파느냐’ 등 질문이 계속 올라왔어요.”

      사이트 개설 첫해에 남아 있는 기억은 “매일 밤 주문 받은 재료를 포장하던 것뿐”이다. 이틀에 한 번씩 예금 통장을 바꿔야 할 정도로 돈이 들어왔다. 그녀는 “마침 IMF 이후 남편 사업체가 어려움을 겪던 때여서 가족의 생계에도 큰 보탬이 됐다”고 했다.

      프랜차이즈도 우연히 하게 됐다. 온라인 사업 1년 만에 일산에 ‘바늘이야기’란 이름으로 가게를 열었는데, “우리 가게 이름으로 써도 되느냐”는 문의가 왔던 것. 송 사장은 “처음엔 그냥 ‘그러시라’고 했는데, 주위 분들 권유로 상표 등록도 하고 가맹비도 받게 됐다”고 말했다. 2003년 ‘바늘이야기’ 매장은 150개까지 늘었지만, 지금은 80개로 줄었다. 이유를 묻자 “직원 9명이 관리하기에는 힘들어 하나 둘 정리하다 보니 지금 수준이 딱 좋다”고 했다.

      지난해 송 사장은 ‘손뜨개협회’를 만들었다. 자격증이 없던 뜨개질에 자격증 제도를 만들고, 12월 8일을 ‘머플러 데이’로 잡아 1000개의 머플러를 복지 시설에 보급할 예정. 그녀는 “주부들이 매일 하는 살림살이는 하나하나가 훌륭한 사업거리”라며 “호기심을 갖고 해보려는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사업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취미로 시작해 '바늘이야기'를 성공적인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시킨 송영예 대표. 처음 인터넷으로 물건을 판매하던 그 시절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종찬 객원기자 ojc197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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